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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시, 인생시

병아리 떼 쫑쫑쫑 / 박순원

by First Fig 2025. 9. 14.

병아리에게 칼을 대고 있는 남자의 팔과 손질되어 컨베이어 벨트에 매달린 닭들

전화 한 통화에 닭 한 마리가 튀겨져 내 눈앞에 와 있다 이 닭은 33일을 살다 죽은 병아리다 닭처럼 보이지만 고도비만 병아리다 부화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서 태어나 위탁 양계로 길러진 병아리다 암평아리다 가슴살이 빈약한 수컷은 태어나자마자 이미 죽었다 브로일러 사육 방식으로 자라난 암평아리다 가슴살 다리 날개를 위해 눈동자와 창자와 허파와 간과 부리와 발톱을 가지고 태어난 평생 낳을 달걀 난소를 가지고 태어난 암평아리다 왜 태어났는지 곰곰 생각해 볼 새도 없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털이 뽑히고 톡톡 머리가 잘리고 발이 제거되고 분주한 손길이 내장을 발라내고 핏물을 닦아 내고 위생적으로 깨끗하게 처리된 암평아리다 털이 뽑힌 뽀얀 병아리 시체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돌면서 머리가 톡톡 잘리는 장면, 치맥이 되기까지 수요공급법칙 극락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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